무진장 심한 콧물감기에 걸렸다.(맑은 콧물이 줄줄줄.. 수도꼭지가 따로 없네.. 흑흑~~~)
머리도 아프고 콧물 닦아내기도 바쁘고 몸이 나른하고 쳐저서 꼼짝하기 싫은데도
나만 바라보고 있는 신랑때문에 일어나서 끼니 챙기느라 꿈지럭 거리다보니
속으론 무척 짜증이 났다.
내색하면 집안분위기가 엉망되니깐 속으로 짜증을 삼키면서 나는 먹기도 싫고 귀찮고
입맛이 땅기지 않더라도 끼니마다 꼬박꼬박 밥상을 챙기는것..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반복이 때론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아침부터 경제는 수영장을 가고 싶다고 계속 아빠를 졸랐다.
아빠에게 수영장 가자.. 사우나 가자.. 졸라도 소용이 없다. 자기몸 귀찮다고 꿈쩍은 안하니까..
아침 먹고 누워있는데 경제가 계속 수영장 가고 싶대서 수영장에(자유수영) 데려다 주고
집에와서 냉동알탕 꺼내서 끓여 또 신랑 점심 챙겨줬다.
계속 머리가 아프다..
저녁은 멀루하나?? 쉽고 간단하게 해야지 싶어
봉지에 들어있는 야채샐러드와 새싹채소 사다가 접시에 풀어놓고
샐러드 소스 뿌려주고 간단하게 삼겹살 먹고 싶다 그래서 삼겹살 굽고,
점심때 먹다 남은 알탕 데웠다.
몸이 힘들지 않았다면 가족들 저녁 식사가 즐거운 시간이었을텐데
몸이 천근만근에 훌쩍훌쩍..광동탕에 알약에 한약같은 가루약에 안먹던 약 먹으니 입안은 쓰고
아파서 미칠것 같은데 내사정 아랑곳 않고 밥때만 되면 당연한듯 손도 까딱안하고 나만 바라보는
저 남자.. 술을먹냐? 담배를 피냐? 바람을 피냐?? 가족들 위해 힘들게 나가서 돈벌어다 주고
자기 하고 싶은거 못하고 살면서 가족들 위해 살다보니 자기 인생은 없다고 넋두리까지 하는 사람..
그럴때마다 난 할말을 못한다.
술.. 나를 위해 안먹나.. 자기가 못먹는거다.(술이 약해서 한잔만 마셔도 얼굴 벌개지고 금방 취한다)
난 적당히 한잔씩 마시고 분위기를 즐길줄 아는게 더 좋다.
담배...하루에 두갑씩 피워대는 골초였다. 끊은지 1년반 됐다.
재작년 여름에 아주대 병원에 입원해서 요로결석 수술 하던날..
시댁에서 봐주기로 했던 경제를 잃어버린적이 있다.
수술하면서 힘들고 애 잃어벼려서 마음고생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보니
검사, 수술, 회복기동안 어쩔수 없이 금연하게 됐다가 그게 계기가 되서 굳게 작심하고 끊었다.
가족을 위해 끊었다지만 우선은 자기 몸, 건강에 좋은거 아닌가??
자기가 하고 싶은거 못하라고 막아선 기억도 없다.
다시 수영장에 가서 로비에 앉아 잡지책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아빠와 함께 자유수영 오는
가족이 여러팀 되었다. 풀에서 아이와 놀아주는건 바라지도 않지만 아이가 그렇게 원하고
조를때 수영장에 같이 가주는 간단한 일도 집 밖에 나가기 귀찮다고 안하면서 자신이
가족들을 위하고 잘해주는 좋은아빠, 좋은남편이라 큰소리치며 사는 이에게
몇차례 시도했다가 별효과도 없는, 하고 싶은 말들을 오늘도 속으로 삼키며 잠도 오지않아
우두커니 TV를 보고 있었다.
밤11시.. SBS에서 웃음에 관한 특별보고서.. 웃음이 주는 효과에 관해서 보게 되었다.
TV를 보면서 힘들지만 나를 위해 생각을 조금은 바꿔야겠구나..
잘 안되더라도 웃기위해 노력해야겠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답답하던 가슴에 약간은 숨통이 트이는거 같다
마누라 아플때.. 잘해라
잘한다는거 별거 아니다. 마누라 손타지 않고 밥한끼.. 해결하는 정도의 노력이면 충분히 감동한다.
아파서 어쩌누?? 빨리 나아야 할텐데 오늘은 내가 있으니까 푹쉬어라.. 알아서 다 할께
서툴고 잘 못하더라도 말이라도 이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면 눈물 나도록 고맙다.
어렵지 않은걸 못하고 사는 사람..
그래서 내마음 한켠에 점점 묵직한 덩어리가 쌓이고 조금씩 상처가 나게 만드는 사람..
싫어도 싫은내색 다 못하고 남편이라 아이라 그냥 받아주어야 하는게 결혼 이란걸까??
이런 저런 상념속에서 오늘도 살아간다.
그래도 웃어야 겠다.
웃기위해 나만의 프로젝트를 가져봐야겠다.
- 나를 위해 웃으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픈 자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