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무 그냥 가져가세요" 라는
글을 하나 올리고 그 여파로
십여일동안 수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어느 정도 무에 대해
잘 마무리 되고 있었는데
제가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무 밭
이렇게 해 놓고 간 사람이 있네요.
여러분들은 이 무 밭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무를 판매한 것도 아니고
공판장 가격이 낮아서 타산이 안맞으니
무료로 나눔을 드린 것 입니다.
그러면
무를 통째로 뽑아가야 할까요?
시래기 만들겠다고 저렇게 무 윗부분만
댕강댕강 잘라서 무청만 가져가야 할까요?
무료로 나눔을 하고도
남음이 있으면
여분의 무 들을
교회나 사회단체에 기부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김장을 하기 시작하니까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농사를 지어
제 값을 못받으니 팔지 못해서 아픈 가슴에
못질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시래기 얼마나 합니까?
누구는 무청 만들줄 모르고
시래기 건강에 좋은거 몰라서
무청을 저렇게 안잘랐을까요.
밭에 남겨진 저 무가
못쓰게 얼어 터진것 처럼
무 밭 주인의 마음도
상처를 크게 받았고 저도 많이 슬픕니다.
이건 아니잖아요?
사람이 살면서
아무리 공짜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하는거 아닌가요?
무 밭에서
저 얼어터져서 못쓰게된 무 처럼
농부의 진심이 버림 받은 것 같아
아프고 슬픕니다.
저 무를
다시 뽑아서 치우고 정리하면서
또 한번 울게되는 농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러면 안되는거잖아요.
며칠전에
곧은터 젖소맘님께서 다녀간 흔적입니다.
같은 밭인데
저쪽이라고 작고 못나고
마음에 차지않는 무가 없었을까요?
작업해간 면적이 넓은데도
깨끗하게 가져 가고 주변 정리까지 다 되어있더군요.
멀리 영주에서 영양까지
기름값 들여서 사람들과 함께
차 두대가 와서 무를 작업해 가면서
씨앗 값은 주마 하고 위로를 주셨습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위의 사진과 아래 사진은
같은 무 밭 이지만
누가 다녀갔는지에 따라
흔적이 다릅니다.
세상에는
위로를 주는 사람도 있고
아픔을 주는 사람도 있다는걸 알고 있지만
오늘따라 무 밭을 보며
더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남이야 아프건 말건
나만 편하려는 생각으로
무청은 챙기고 무는 밭에 두고 간
어느분 때문에
여러 사람 마음이 씁쓸하고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냥 시래기 사먹고 말지
무 밭에 와서 무청을 다 잘라가고
여러사람 마음에
상처를 주십니까?
무청만 잘라가지 않았으면
저 많은 무 들은
교회나 사회단체로 기부되어
어렵게 사는 분에게 반찬 걱정 덜하고
겨울을 따듯하게 보낼수 있는
김장에 쓰일 무 였습니다.
나만 아니면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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