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이 거의 사라진 요즈음
통영의 재래시장인 서호시장 안에서 산양공작소(대장간)을 만났다.
수원에 살때 지동시장에 있는 동래대장간에
무디어진 칼이나 낫을 가져가면 잘 손질해주셔서
나는 도시에 살때도 대장간을 자주 찾았었다.
쇠를 다루는 사람을 찾아가야할 일이 줄어든 요즈음
통영은 바다와 접해있는 곳이라 배에 쓰이는 닻, 어구와 칼, 농기구 등을 만들어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50여년간 쇠를 다루어오신 대장장이의 손에서
퉁퉁퉁~ 망치소리 몇번이면
무언가 뚝딱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여 한참을 바라 보았다.
서호시장 안에서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고
쇠를 만들어온건 1981년부터라고 한다.
그 시절에는 이 곳의 주변에 대장간이 여러 곳 있었지만현재는 산양공작소(대장간)만이 남아있다.
대장간 이름을 산양공작소로 지은 것은
쇠를 다루며 공작을 한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라 한다.
사라지지 말아야할 생활문화 중에 하나가 대장간이라 생각하지만
내 뜻을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새벽에 출근하여 화로에 불을 피우고 철을 준비하며
굴 따는 아지매의 굴 칼을 손질하고
해삼과 전복, 문어를 건져 올리는 해녀들의 호미를 만들며
바다와 삶이 닿아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들어 주는 대장장이는
꼭 필요한 전문직임에도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50여년 넘게 쇠를 만진 대장장이의 칼 한자루를
팔천원에 샀다.
배에서 사용하는 닻이 대장간 옆과 안에 가득 쌓여있는 것이
수원의 동래대장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통영을 찾으시거든
칼이나 호미, 낫 등을 대장간에서 사는 것이
미력하나마 대장간이 사라지지 않는데 힘을 보태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
대장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