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억배추 꽃자루 곳곳에 진딧물이 발생했다.
바글바글 떼로 모여있는 진딧물들이
구억배추에서 포식을 해서 꽃들이 맥을 못춘다.
진딧물들이 붙어있는 가지들을 통채로 잘라내었다.
씨앗을 채종하는 길은 참 길고도 멀다
씨앗을 안고서 바람에 쓰러져 결실을 못보고
진딧물의 공격으로 가지째 잘려 나가는 아픔을
겪어야하니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에 배추를 심어 수확해서
겨울 김장으로 5개월여만에 배추 농사를 끝낸다.
씨앗을 받기 위해서는 월동하여 꽃 피고 열매 맺고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려 채종하는데 꼬박 1년이 걸린다.
꼬투리에서 씨앗을 선별하는
갈무리까지 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씨앗을 나눔 받으려는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토종 씨앗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다.
생명이 깃든 배추 씨앗으로 만들기까지의
긴 시간을 보살피는 농부의 마음과
사계절을 지내며 자연의 섭리를 담고
씨앗이 되기 까지의 긴 여정에는 관심이 없는채 말이다.
토종 씨앗으로 텃밭을 하고 싶고
토종 작물을 키우고 싶다고 말하면서
씨앗을 받으려는 노력은 왜 안하는걸까?
씨앗을 받으려는 노력은 외면하면서
토종 씨앗을 가지고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씨 없는 농부들에게 감히 한마디 하고 싶다.
토종이 좋다고 말로만 듣고
토종 씨앗을 찾아 다니는
씨앗 헌터가 되지말고
자기의 토종 씨앗을 가진
농부가 되려는 노력을 해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