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이란?
이 글은 네이버 유미농 카페에서 헤즐러 경산님께서
얼룩배기 옥수수는 토종인가? 질문한 것에 대해
답글로 쓴 것 입니다.
얼룩배기 찰옥수수 수확 소식을 올리니
헤즐러 경산님께서 토종인가? 물으셨습니다.
댓글로 답변을 하다보니 장문의 글이 되었네요.
토종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싶어서
댓글을 모아 게시물로 올립니다.
토종에 대해서 안완식 박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씨앗을 계속 심고 키우고 채종해서 이듬해 또 심었을때 그 모양과 맛과 형질을 고르게 유지하며 5년 이상이 지나면 토종으로 볼 수 있다고 하셨어요.
얼마전 전남농업기술원에서 토종작물 재배및 종자관리 심포지엄이 있었는데 토종의 의미를 토산종, 재래종으로
구분하여 그 지방에서 특유하게 나는 종자를 토산
종이라 하고
전부터 있어서 내려오는 품종 또는 여러해 동안 재배되어 그 지방의 풍토에 알맞게 된 종자를 재래종이라고 해요.
토산종과 재래종 모두를 토종이라 합니다.
얼룩배기 찰옥수수는 강원도 속초에서 10년 이상 키우고 채종되어온 씨앗을 나눔 받아서 제가 2013년, 2014년 두해를 키우고 수확했습니다.
안박사님께 얼룩배기옥수수를 토종옥수수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 작년에 질문드렸더니 토종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하시더군요.
저는 얼룩배기옥수수가 예쁘기도 하고 맛도 좋고 색도 다양한 것이 컬러푸드의 기능성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협 보급종 옥수수도 F1이 대부분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괴산대학찰옥수수도 씨앗을 계속 팔기위해 후대에서는 맛과 모양을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든 불임종자 입니다.
너도 나도 찾는 괴산 대학찰옥수수의 인기에 밀려 수많은 토종옥수수가 자취를 감추었고 옥수수 하면 떠오르는 노란옥수수는 이제 아이들의 그림책에서나 만날수 있습니다.
저는 옥수수를 좋아하는데 옥수수를 삶을때는 물만 붓고 끓여서 옥수수는 새참으로 먹고 옥수수 삶은 물은 음료수로 마십니다.
가미를 하지 않고 옥수수 자체만으로 둘다 맛이 괜찮아요.
옥수수 본연의 맛과 은은한 향을 느낄수 있습니다.
타 카페에서 제게 나눔받은 분이 쓴 글을 그대로 인용하면 "쪄서 먹고 팔고 종자로 쓸 것은 따로 남겼다"고 하더군요.
팔고.... 라는 것은 상품성도 괜찮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기농장을 운영하는 분인데 그 분 말씀에 의하면 보급종 보다 크고 좋은 것도 많이 수확했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옥수수의 자루 모양이 좋고 알맹이가 굵으며 보라색, 와인색, 검정색, 얼룩덜룩이등 색이 선명한 것들을 골고루 심었습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일체 사용하지 않으며 한약재 액비 한번 주었습니다.
영양 날씨가 오래도록 가물었는데 거름을 따로 하지 않고도 수확은 괜찮은편입니다.
한자루에서 색이 선명한 것을 심었더니 미백색보다 컬러 알맹이가 더 많이 달린 모양이 나오더군요.
수확한 것들중에 색이 좋은 것들을 선별해서 내년에 심으면 또 어떻게될지 기대가 생깁니다.
우리 주변에 옥수수가 재료로 사용된 많은 식품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수입 GMO 옥수수를 사용한 것입니다.
옥수수의 모양을 유지한채로 가공하지 않고 유통 하면
GMO 표시를 해야하지만 가공해서 가공품이 되면 GMO를 표기 의무가 없기 때문에 GMO 옥수수를 사용하고도 표기를 하지않고 유통, 판매하는 것 입니다.
가공품에 쓰는 옥수수는 대부분 수입 GMO 옥수수이고
농협 종자는 F1 불임종자를 보급종으로 판매하는 것이 우리나라 종자의 현실입니다.
진정한 유기농은 씨앗으로 부터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증식한 토종씨앗을 나눔드리는 카페로 유미농을
택한 이유도 유기농의 시작은 건강한 씨앗으로 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카페에서 나눔드린 토종 씨앗들이 어디서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토산종이 되어가는지 재배되는 사진과
여러분이 키우는 경험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여러님들이 토종씨앗을 키우는 경험을
올려주시고 자료를 공유한다면 그 또한 귀중한 우리 종자를 지키는 의미있는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유미농 카페에 바램이 있다면 토종작물 개시판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토종씨앗을 나눔 받은 분들이 전국 각지에서 토종을 심고 키우고 수확하는 과정의 경험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다면
유미농의 토종씨앗 지도가 되어줄 것 입니다.
저는 제 스스로를 '1인 토종씨앗도서관' 이라 생각하고
제가 여러님들께 나눔드리는 반송이를
'토종씨앗편지' 라고 부릅니다.
편지는 예로 부터 마음을 담아 전하는 귀한 것입니다.
제가 증식한 토종씨앗에 공들인 시간과 마음을
여러분께 토종씨앗편지로 드리는 것 입니다.
저의 작은 토종씨앗 증식과 나눔 활동이
유미농의 여러님들을 통해서 다시 재나눔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